10월 4주차 회고: 시작
「다시 시작하는 세계들」
이번 주는 10월의 마지막 주이자 11월의 첫날이 포함된 주였다.
지난주에는 자신의 삶을 어떻게 운영하고, 책임과 권리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고민했다. 이번 주에도 그런 생각은 계속됐지만, 조금 다른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생각만 하거나 중단해두었던 일들을 다시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미래에는 가족과 함께 떠날 일본 여행이 생겼다. 월요일에 갑자기 결정한 여행이었는데, 주중에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면서 실제 일정이 완성됐다.
한편으로는 한동안 중단됐던 가상국가 프로젝트 하국(荷國)을 다시 꺼냈다. 제1공화국이 왜 실패했는지 분석하고, 제2공화국에서는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개인 디스코드 서버에는 새로운 이름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고, 『const.』 편집위원회의 운영 방식도 정리했다. 자소크의 창세기를 블로그에 게시했으며, 10월의 인물에 관한 글도 완성했다.
그 사이 학교에서는 시험이 끝났는데도 수업이 계속됐고, 피곤해서 집에 가고 싶어 했다. 돈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여전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유난히 법, 책임, 권리, 정당성에 관한 대화가 많았다.
가상국가를 운영하는 방법부터 가족과의 관계, 사과의 의무, 사실적시 명예훼손,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타는 방법까지 하나의 원칙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이번 주를 돌아보면,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예전에 만들었던 것을 다시 살펴보고,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이해하려 했다는 점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 갑자기 결정된 가족여행이 실제 일정이 됐다
10월 26일 월요일에는 뜻밖의 일이 있었다.
다음 주말에 가족과 일본에 가기로 했다!
2024년 7월 이후 처음 떠나는 일본 여행이었다.
목적지는 삿포로. 여행 기간은 11월 6일부터 8일까지, 2박 3일이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번 주에 여행의 주요 일정이 빠르게 결정됐다.
인원은 성인 네 명. 렌터카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능하면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숙소에 머물고 싶어 했다.
여행의 목적도 비교적 분명했다.
삿포로의 유명 관광지를 전부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생활하는 듯한 경험을 하면서 온천에서 쉬는 것이었다.
편의점에서 쇼핑하고, 돈키호테에서 면세물품을 구경하고, 마츠야에서 일본식 식사를 하고, 라멘을 먹는 정도의 활동을 생각했다.
세부 일정을 시간 단위로 정해두기보다는 현장에서 하고 싶은 일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특히 기억할 만한 것은 숙소 예약 과정이다.
첫날에는 ONSEN RYOKAN 由縁 札幌, 둘째 날에는 札幌グランドホテル에 머물기로 했다.
원래는 온천 료칸에서 2박을 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예약 과정에서 날짜를 잘못 선택하는 일이 있었다.
달력이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방식이어서 날짜를 착각했고, 11월 7일부터 8일까지의 삿포로 그랜드 호텔 객실을 예약해버린 것이다.
문제는 그 예약이 환불 불가 상품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기존 예약을 유지하고 첫날의 숙소를 별도로 예약하는 방향으로 해결했다. 다행히 잘못 예약했던 유엔 삿포로 숙소는 빠르게 취소해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퍼레이드에서는 숙소 예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는데, 이번에도 숙박 예약 때문에 한 차례 당황한 셈이다.
“아고다 미워잉 ㅠㅠㅠㅠ”라는 반응이 나올 만했다. 😭
그렇지만 이번에는 문제를 빠르게 발견하고 일정도 확정했다.
항공편은 11월 6일 오전 10시 20분 인천 출발, 11월 8일 오후 1시 삿포로 출발이다. 동탄과 인천공항을 오가는 버스까지 예약했다.
또 어머니가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여행 중 성당에서 미사에 참례할 수 있는지도 알아봤다.
입국 준비를 위한 Visit Japan Web 등록도 진행했고, eSIM은 설치 직후 사용기간이 시작된다는 안내를 확인해 여행 당일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갑작스럽게 시작됐지만, 며칠 만에 상당히 구체적인 형태가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주의 가장 즐거운 변화 중 하나였다.
다음 주에는 정말 일본에 간다. 😎
🏛️ 하 제2공화국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번 주 창작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하나 고른다면, 아마 하국(荷國)의 재건일 것이다.
10월 30일에는 예전에 운영했던 하 제1공화국을 다시 떠올렸다.
당시 하국의 핵심 콘텐츠는 국가 운영 그 자체였다.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고, 국가의 직무를 맡고,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른 업무가 생겨나는 구조였다.
이를 ‘끝없는 할 일 창출’이라고 불렀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행정업무를 처리하면 그 결과로 새로운 행정업무가 발생하고, 다른 사람은 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또 다른 활동을 해야 한다.
그렇게 국가 운영이 하나의 지속적인 콘텐츠가 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제1공화국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주에는 그 이유를 비교적 명확하게 정리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집행의 강제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가의 중요한 직책을 맡은 사람이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잠적하면, 다른 사람이 그 일을 대신하기 어려웠다.
특히 그 사람이 독점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현실 국가라면 법과 제도를 통해 권한을 회수하거나 대체 인력을 배치할 수 있겠지만, 온라인 가상국가에서는 참여자에게 활동을 강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참여자 수도 적었다.
한 사람이 활동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대신할 사람이 없었고, 다른 참여자들이 해야 할 일도 함께 사라질 수 있었다.
기술적인 제약도 컸다. 국가 운영이라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도구가 충분하지 않았고,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자체도 부족했다.
이번 주에는 이런 실패를 단순히 아쉬운 경험으로 남겨두지 않았다.
제2공화국에서는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을 중심으로 세 가지 방향을 구상했다.
첫 번째는 교육이다.
새로운 참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튜토리얼을 제공하고,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급여, 세금까지 연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직무다.
국가가 필요한 일을 직접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민간 참여자가 사업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구조를 생각했다.
국가가 모든 콘텐츠를 생산하는 대신 참여자들이 서로 활동할 이유를 만들어내도록 하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생명이다.
참여자 본인이 직접 국가의 구성원이 되는 대신, 각자가 만든 캐릭터가 국가에 참여하는 구조를 구상했다.
이렇게 하면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단순한 온라인 활동이 아니라 캐릭터의 삶으로 표현할 가능성이 생긴다.
아직 제2공화국이 실제로 출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과거의 실패를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아서 망했다”는 말로 끝내지 않고,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생겨도 시스템이 계속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앞으로 하국을 다시 운영한다면 가장 중요한 설계 원칙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주의 하국 이야기는 지난달에 구상했던 THE FURIOUS와도 닮아 있다.
두 프로젝트 모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작동한다.
따라서 운영자는 사람들에게 활동을 강제하는 방법보다, 활동할 이유를 제공하고 참여하지 않아도 전체 구조가 무너지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주에는 하국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사실만큼이나, 그 실패를 분석하는 관점이 달라졌다는 점이 기억할 만하다.
🏯 토쿠개인서버는 막부가 될 준비를 마쳤다
지난주부터 진행했던 개인 디스코드 서버 이름 공모전도 이번 주에 중요한 결정을 맞았다.
여러 후보를 평가하면서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찾고 있었지만, 처음에는 만족스러운 후보가 별로 없었다.
원하는 이름의 조건은 꽤 까다로웠다.
진지하면서도 장난스럽고, 적당히 멋있으며, 흔하지 않은 이름이어야 했다.
그러다가 결국 가장 마음에 든 이름이 등장했다.
토쿠가와 막부.
한자로는 徒酷川幕府다.
일본의 도쿠가와 막부를 연상시키면서 토쿠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포함하는 말장난이다.
그런데 이 이름이 마음에 든 이유는 단순히 말장난 때문만은 아니었다.
서버 안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 싶지만, 조직의 최종 의사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막부’라는 이름이 그 구조를 장난스럽게 표현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주에는 이 이름을 가장 선호하는 후보로 정리했고, 다른 후보들과의 심사 점수를 비교하는 놀이도 했다.
심지어 토쿠가 쇼군 의상을 입고 있는 어진 같은 이미지까지 만들었다.
서버의 운영 철학도 다시 살펴봤다.
10월 27일에는 서버의 목적을 행복 추구를 위한 사용으로 명시하는 규칙을 추가했다.
서버의 활동량을 늘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서버를 이용해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와 관련해 과거에 운영했던 활동지수 투자 시스템도 회고했다.
서버의 활동량에 따라 지수가 변하고, 참여자들이 그 지수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었다.
활동량이 낮을 때 투자한 사람에게 보상을 제공하면 사람들이 더 활발하게 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충분한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돈을 버는 과정 자체는 재미있을 수 있었지만, 벌어들인 돈을 사용할 콘텐츠가 부족했다.
보드게임에 돈을 걸 수는 있었지만, 함께 게임을 할 사람이 없으면 그 돈을 사용할 기회도 없었다.
이번 주의 하국 이야기와 정확히 연결되는 문제다.
활동을 보상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활동할 이유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서버의 목적을 행복 추구로 정리한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숫자와 활동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즐길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겠다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 이번 주에도 세상을 법으로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법과 윤리에 관한 대화가 유난히 많았다.
10월 26일에는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한 가지 전략을 생각했다.
엘리베이터가 만원이라 원하는 방향으로 탑승하기 어렵다면, 반대 방향으로 호출해 먼저 탑승한 뒤 방향을 바꾸는 방법이었다.
이 행동이 가능한지, 정당한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생각했다.
단순히 엘리베이터를 빨리 타는 요령을 묻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활용하는 것이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라는 문제였다.
이후에는 개인주권과 의사소통의 정당성에 관한 생각도 이어졌다.
누군가에게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과, 상대방이 그 요구에 응답하거나 따를 의무가 있다는 것은 다르다.
상대방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행동을 통제할 권한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이런 문제를 개인법무소의 규칙으로 정리하면서, 요구의 정당성과 책임의 범위를 계속 고민했다.
10월 29일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관한 대화도 있었다.
여기서 특히 흥미로운 반례로 사회적 소수성을 제시했다.
어떤 사람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다.
그러나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그 사실의 공개가 당사자에게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그렇다면 사실을 말한 행위와 그 사실 때문에 발생한 사회적 평가의 변화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가?
이번 대화에서는 사실적시 자체와 명예훼손이라는 결과를 구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드러났다.
개인의 정보가 사실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공개해도 되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도 함께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소크의 연애관계에 관한 법을 살펴보다가 재미있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애관계의 성립에 성별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조항이 없었다.
그 이유는 성별에 따라 연애의 성립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법률을 해석하는 사람이 다른 전제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성별을 연애관계의 성립 요건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방향을 생각했다.
이번 주 법철학 대화에서 반복된 것은 권리와 의무를 명확하게 구분하려는 태도였다.
상대방에게 어떤 감정이 생겼다는 사실, 어떤 행동이 불쾌하다는 사실, 어떤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특정인의 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고, 어떤 의무가 존재하며, 그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따져보려 했다.
이런 사고방식은 지난주에 정리했던 사과의 의무와도 이어진다.
이번 주에는 그 원칙을 엘리베이터, 가족관계, 명예훼손, 연애법처럼 서로 다른 상황에 적용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 『const.』와 블로그에 새로운 기록들이 쌓였다
이번 주에는 출판과 기록 활동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10월 28일에는 『const.』의 여는 글을 다듬었다.
이번 호에서 가장 중요하게 소개한 변화는 편집위원회의 운영 방식이었다.
기존에는 팀 사이의 연락과 협업에 의존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하고 참모부가 이를 집행하는 구조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각 업무를 담당하는 참모 각 과가 독립적으로 활동하도록 하여 불필요한 병목을 줄이려 했다.
또한 『const.』 운영 허브를 도입해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한곳에서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지식 창고를 만든 것이다.
이 변화는 이번 주 하국의 실패 원인을 분석했던 이야기와도 연결된다.
하국에서는 특정 사람이 권한을 가지고 잠적하면 국가 운영이 멈출 수 있었다.
반면 『const.』에서는 담당자 개인에게 의존하는 업무 방식을 줄이고, 업무와 정보를 조직의 체계 안에 남기려 했다.
물론 두 조직은 성격이 다르지만, 사람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줄이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블로그에도 새로운 글이 생겼다.
10월 28일에는 「자소크의 창세기」와 「여는 글」을 게시했다.
그리고 10월 30일에는 「10월의 인물」에 관한 글을 작성하고 다듬었다.
라비를 통해 무계획적으로 생활하는 방식을 시도해보았고, 그 과정에서 우울감이 줄어드는 경험을 했다는 점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것은 지난달부터 구상했던 ‘월간 인물 선정’이 실제 기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히 한 달 동안 만났던 사람 중 한 명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기록하는 것이다.
이번 주에는 기록을 위한 체계를 만드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체계를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 경제적 독립은 아직 멀었지만, 조금씩 계산하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는 현실적인 돈 문제도 다시 등장했다.
10월 28일에는 학교에 가는 데 드는 교통비와 행사 참가비를 계산했다.
현재 월 용돈은 30만 원이고, 기본적인 생활비는 부모님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통학에 약 10만 원이 들고, 행사에 참가할 때마다 교통비와 참가비가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
월 30만 원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지만, 실제로 하고 싶은 활동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군것질을 줄이는 방법도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KAP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월급을 받게 되면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상상했다.
세전 월급을 224만 원으로 가정하고, 세후 약 180만 원 정도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 돈을 받으면 퍼리 행사에 훨씬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을 것 같아 신나기도 했다.
하지만 독립을 위한 자금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는 경제적 의존이 자신의 결정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다시 생각했다.
부모님이 제공하는 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용 목적을 설명하거나 허락을 구해야 했던 경험이 불편하게 남아 있었다.
현재처럼 매월 일정한 금액을 받아 자유롭게 사용하는 방식은 이전보다 마음에 들지만, 여전히 충분한 개인주권을 확보했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이번 주에는 경제적 독립이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생활을 설명하거나 승인받지 않고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이라는 점이 다시 드러났다.
🎓 학교에서는 피곤했지만, 새로운 것들을 계속 배웠다
10월 26일 월요일에는 아침부터 매우 피곤했다.
전날 잠을 약 6시간밖에 자지 못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교에 갔다.
시험이 끝났는데도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수업은 시간표상 오후 6시에 끝나지만 실제로는 4시 30분쯤 끝날 가능성이 있었다.
그저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어 했다.
이날은 의사난수생성기(PRNG)의 요구사항을 공부하면서 정보이론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서로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은 두 동전의 결과를 가지고 결합 엔트로피를 계산하는 문제도 살펴봤다.
수업이 재미없고 몸은 피곤했지만, 그 와중에도 새로운 개념을 배우고 질문하는 일은 계속됐다.
10월 28일에는 실제로 수업 도중 학교를 나왔다.
출석은 관례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신창역으로 이동해 집으로 돌아갔다.
이때의 반응은 아주 명쾌했다.
“수업을 박차고 나왓어.” 😎
수업에서 벗어난 뒤에는 다시 일상적인 궁금증들이 이어졌다.
함수의 노름과 벡터 표기, 행렬의 괄호, 중복된 수학 기호의 의미를 살펴봤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푸리에급수에 관한 탐구보고서를 작성했던 경험도 떠올렸다.
삼각함수들의 직교성을 증명하고, 이를 이용해 임의의 함수를 무한급수로 표현하는 방법을 탐구했던 기억이었다.
불연속함수에서 푸리에급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관찰했었다.
이런 대화는 이번 주에 새로 배운 지식이라기보다, 예전에 공부했던 수학을 지금의 관심사와 다시 연결한 순간이었다.
또 10월 29일에는 한 교수의 과거 발언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2023년에 생성형 AI의 발전을 예견했다는 식의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더 흥미로운 논의가 이어졌다.
AI를 이용해 만든 결과물의 창작자는 누구인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최종적인 행동을 결정하는 주체가 인간이라면, AI를 이용했다고 해서 인간의 창작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책에서 정보를 얻어 글을 쓴다고 해서 책이 그 글의 저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비유도 제시했다.
다만 AI가 자율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행동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 행위자의 기준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가지지 않았다.
이번 주에는 AI의 창작물과 인간의 행위자성에 관한 자신의 직관을 확인하면서도, 그 직관이 언제나 옳은지는 더 생각해봐야 한다는 여지를 남겼다.
🪩 10월의 마지막에는 아주 이상한 파티가 열렸다
이번 주의 마지막에는 조금 더 가벼운 이야기들도 많았다.
10월 29일에는 일본 노래의 가사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탱고 파티가 시작됐다.
사람들이 춤을 추고, 말도 춤을 추고, 외계인도 춤을 추고, 왕도 춤을 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또각슨이라는 정체불명의 존재까지 등장했다.
이름도 제대로 정하지 않았는데 자꾸 나타나서 결국 “또각슨 누군데 계속 안 없어져”라는 항의를 받았다.
그리고 모두가 떠난 뒤에는 잠을 자러 갔다.
이번 주의 수많은 철학적·법률적 대화 사이에서 유난히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
10월 30일에는 자신의 말투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최근 “예컨대”, “요컨대”, “~하겠어”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또 친구가 사용하는 표현이 자신에게 옮겨온 경험도 있었다.
이런 언어적 습관을 분석하면 누가 작성한 글인지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어휘 선택과 문장부호 사용 방식 같은 특징을 수집해 작성자에 대한 신뢰도를 계산하는 것이다.
평소 자연언어와 인공언어에 관심이 많은 만큼, 자신의 말투도 하나의 언어자료로 바라본 셈이다.
그리고 10월 31일에는 가능충케이크 이야기가 나왔다.
케이크에 어떤 대상을 적을지 고민하다가 일단 ChatGPT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비슷한 다른 후보도 찾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이건 이번 주의 아주 작은 사건이지만, 나중에 2026년 핼러윈 무렵을 떠올릴 때 웃을 만한 기록이다. 😳
마지막으로 11월 1일에는 신세계상품권과 교회에서 발행하는 달란트의 차이를 생각했다.
교회에서 발행한 달란트로 교회가 제공하는 간식을 구매할 수 있다면, 일반적인 상품권과 구조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했다.
특히 달란트는 원화로 환전할 수 없지만, 일정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유통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처음에는 인쇄와 세금에 관한 설명이 서로 엇갈리기도 했지만, 핵심 질문은 분명했다.
상품권과 교회 내부에서 사용하는 교환수단을 법적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번 주의 마지막 질문까지도 결국 제도와 규칙에 관한 것이었다.
✦ 이번 주에 남겨둘 생각
이번 주를 돌아보면, 서로 다른 세 가지 흐름이 보인다.
첫 번째는 새로운 경험을 준비하는 일이었다.
월요일에 갑자기 결정된 삿포로 여행이 실제 항공권과 숙소 예약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중단됐던 세계를 다시 움직이는 일이었다.
하 제1공화국의 실패를 분석하고 제2공화국의 구조를 구상했다. 개인 서버의 이름을 새롭게 정리했고, 『const.』의 운영체계도 다듬었다.
세 번째는 자신이 만든 원칙을 현실에 적용하는 일이었다.
개인주권과 의무의 범위를 고민하고, 명예훼손과 사과의 정당성을 따져보고, AI의 창작물에 관한 인간의 책임을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특히 두 번째 흐름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문제가 있다.
처음에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재미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참여자가 줄어들고, 운영자가 피곤해지고, 담당자가 활동하지 않으며, 콘텐츠가 부족해진다.
그러면 시스템은 멈춘다.
하 제1공화국이 그랬고, 과거 서버의 활동지수 투자 시스템도 충분한 참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번 주에는 그 실패를 다시 살펴보면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활동하도록 만드는 것과, 사람들이 활동하고 싶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누군가에게 일을 맡긴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계속 일하는 것은 아니다.
돈을 지급한다고 해서 그 돈을 사용할 이유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참여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공동체를 오래 운영하려면 규칙과 보상뿐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관계가 필요하다.
이것은 하국에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니다.
디스코드 서버에도, THE FURIOUS에도, 『const.』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문제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의 일상에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계속 발견하는 것은 다르다.
이번 주에 10월의 인물 라비를 기록하면서 무계획적으로 생활해본 경험을 돌아봤다는 점도 그래서 흥미롭다.
한쪽에서는 조직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체계를 고민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계획을 줄이는 생활 방식이 자신의 기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했다.
둘 중 하나가 반드시 옳다는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
다만 이번 주에는 계획과 규칙이 삶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볼 만했다.
📌 2026년 10월 마지막 주의 기록
이번 주를 대표하는 사건은 하 제2공화국의 구상이다.
하지만 가장 즐거운 변화는 갑작스럽게 결정된 삿포로 여행일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고민은 경제적 독립이었고, 가장 오래 이어진 지적 관심은 권리와 책임의 정당성이었다.
가장 재미있는 이름은 徒酷川幕府였고,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는 또각슨이었다.
그리고 이번 주를 대표하는 문장은 이렇게 남기고 싶다.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만드는 것보다, 사람들이 하고 싶어지는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하국의 실패를 돌아보면서 발견한 이 원칙은 앞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 다시 꺼내볼 만하다.
지난주에는 자신이 만든 세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했다.
이번 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세계가 운영자의 노력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살아 움직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 현실에서는 다음 주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2026년 10월의 마지막 주는 그렇게 지나갔다.
멈췄던 세계를 다시 움직일 방법을 생각하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러 떠날 준비를 마친 주.
11월에는 또 어떤 일들이 생길까. 😚